‘가상현실 포르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들

내가 내숭을 떠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있는 카페에 앉아 갤럭시 기어VR 헤드셋을 얼굴에 착용하고 포르노를 보는 건 약간 불안한 느낌이었다.”

BARCELONA, SPAIN – FEBRUARY 21: People use Samsung Gear VR during the presentation of the new Samsung Galaxy S7 and Samsung Galaxy S7 edge on February 21, 2016 in Barcelona, Spain. The annual Mobile World Congress will start tomorrow February 22 hosting some of the world’s largst communication companies, with many unveiling their last phones and gadgets. (Photo by David Ramos/Getty Images)

IT매체 아스테크니카의 Sebastian Anthony가 22일 ‘가상현실(VR) 포르노’ 경험담을 소개하며 적어내려간 첫 문장이다. 그렇다. 가상현실 포르노다.

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VR를 착용하고 VR포르노를 경험했다.

그의 경험담을 조금 더 들어보자.

“세 명의 배우들(그렇다. 첫 번째 VR 클립은 쓰리섬이었다)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나는 테크 저널리스트로서의 책무를 자문하는 나를 발견했다. VR포르노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리뷰해야 하지? “이건 그저 또 하나의 얼굴에 착용하는 조그만 장치일 뿐이야 Seb. 기술에 집중해. 큰 그림을 보라구. 침실에서 VR포르노를 감상할 수많은 사람들에 미칠 장기적 영향 말야. 날 똑바로 쳐다보지 마…오 젠장 너무 늦었어. 내 눈앞에 오고 있다구! Oh no! Aiiiiiiieee…” (아스테크니카 2월22일)

그는 마침내 동영상 속 ‘주인공’이 되어 배우의 몸을 ’내 몸’으로 인식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 그가 경험한 클립(Naughty America 제작)은 기본적으로 ‘1인칭 시점’이지만, 주위를 둘러볼 수도 있다. 2인칭 360도 파노라마가 아니라, 입체영상이라는 것. “물건들이 실제로 툭 튀어나오거나 당신을 향해 날아간다. 손을 뻗어 그것들을 만지고 싶어진다.” 그의 설명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virtual reality

사진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장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 공개행사 참석자들이 가상현실기기 기어VR을 착용한 채 발표를 지켜보는 모습.ⓒGettyimage/이매진스

사실 가상현실 기술은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뗀 단계다. VR포르노도 마찬가지다. 180도 시야를 확보할 뿐, 360도 영상을 적용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는 것. 이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연기자의 시점에서 3D VR영화를 촬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며, 많은 제작사들은 최적의 설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VR영상의 경우, 감독이 즉석에서 촬영 결과물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고 그들은 설명한다. 일단 촬영을 다 마친 다음에 컴퓨터에 옮겨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 또 카메라의 시점이 고정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형태의 영상이 나오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VR기기(갤럭시 기어VR, 구글 카드보드 등)마다 포맷이 달라 “표준화된 VR 영상 포맷이 나오려면 아직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콘텐츠를 유통할 채널도 마땅치 않다. 현재 삼성은 기어VR 스토어에 성인콘텐츠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 회사가 MWC를 찾은 것도 삼성을 만나 콘텐츠 유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는 것. (물론 이용자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많다고 한다.)

VR과 섹스토이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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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기술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기업들은 앞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는 뜻도 되고, 그만큼 가상현실의 미래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게임 분야는 물론, IT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관심이 쏟아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다시 VR포르노로 돌아가보자. 와이어드는 지난해 5월, 섹스토이 제조사 Lovense와 VR포르노 제작사 VirtualRealPorn의 ‘도전기’를 소개한 바 있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건 ‘VR포르노’가 아니라 ‘VR섹스’다. VR영상에 맞춰 코딩된 블루투스 동글을 사용해 섹스토이의 진동과 움직임을 헤드셋의 가상현실 액션과 연동시키는 원리다. 눈에 보이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

Lovense에 따르면, 토끼모양의 여성용 기구 ‘노라’는 VirtualRealPorn (가상현실)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 연기자의 속도에 맞춰 진동을 내보내며, 작은 부문은 “연기자의 몸이 부딪힐 때마다” 소리를 낸다. 마찬가지로, 플래시라이트처럼 생긴 ‘Max’는 에어펌프를 이용해 여성 연기자의 움직임에 맞춰 수축하며, 기기 전체가 진동을 내보내기 시작하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거다. (와이어드 2015년 5월19일)

가상현실 스트립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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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리프트. ⓒAP

가상현실 기술에서 또 다른 ‘성인물’ 시장을 발견한 이도 있다. 포츈지가 소개한 스타트업 VixenVR이다. 이들은 3월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리프트 출시에 맞춰 새로운 가상현실 체험 앱인 ‘VRClubz(오큘러스리프트 전용)’의 베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게임회사 액티비전이나 일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출신 개발자들이 만들고 있는 이 앱은 더 넓은 시장을 구상하고 있다.

공동창업자이자 선임 개발자인 Jimmy Hess의 설명을 들어보자.

“우리는 (스트립)클럽에 가는 경험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줄을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부터 수행원과 함께 리무진에서 내리는 VIP 경험까지 말이죠. 더 진행할수록, 우리 클럽에 더 많은 친구들을 데려올 수 있습니다.” (포츈 1월29일)

이들은 일종의 ‘가상세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게임 속 현금인출기에서 찾을 수 있는 가상화폐(물론 실제 돈을 주고 사야한다)를 도입하는 한편, 로비나 VIP 구역, 스테이지 등 가상의 환경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실제 스트립클럽들과 라이센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자들에게는 전 세계 유명 클럽의 ‘경험’들을 선사하는 한편, 클럽 주인들에게는 가상의 스트리퍼들이 전 세계 고객들을 상대로 ‘24시간 내내’ 수익을 벌어다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르노가 신기술의 대중화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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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소니 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CEO Andrew House가 PS4의 가상현실 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ㅗㅇ개하는 모습. 2015년 6월15일. ⓒGettyimage/이매진스

새로운 시장을 노리는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X맨시리즈나 아이언맨3, 영화 ‘그녀(Her)’ 등에 참여했던 특수효과 제작 전문업체 Digital Domain은 가상현실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홍콩에 상장된 영상기업 Post Production의 지분 85%를 최근 인수했다. 중국 연기자인 셰팅펑(Nicholas Tse)이 세운 이 회사는 중국에서 주요 영화와 TV광고,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해왔던 업체다.

엔가젯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합병 이후 홍콩의 유명 만화영화인 맥덜(Mc Dull)을 가상현실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정반대편에서는 VR포르노가 ‘미지의 개척지’로 남아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포츈지에 따르면, VR포르노 산업은 지난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10개 VR포르노 사이트의 PC 및 모바일 트래픽(1월~11월)은 202% 증가했다고 마케팅업체 SimilarWeb은 밝혔다. 디지털 인사이트 디렉터 Moshe Alexenberg는 “(VR기기) 호미도의 경우 지난해 리퍼럴 트래픽의 47%는 포르노였다”며 “고가 및 저가 VR기기 시장 모두에서 포르노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가디언 엔터테인먼트 담당 Stuart Heritage는 VR포르노 체험기에서 “포르노그라피는 새로운 기술이 대중화되는 데 기여해왔다”며 이렇게 적었다.

그림, 영화, 동영상, 인터넷, e북리더. 이것들은 모두 성적행위를 보여주거나 설명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엄청난 힘을 얻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차세대 인기 기술, 가벼운 가상현실기기 오큘러스리프트와 소니 모피어스로 포르노를 경험하게 됐다. (VR포르노가 VR기기)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만 설명한다면, 이걸 과소평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VR포르노는 어쩌면 세계평화의 새 시대를 선사할지도 모른다. (가디언 2015년 7월9일)